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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다승·ERA 1위+5G 기준 최초 기록+4번째 무실점투...MLB 강타한 일본인 왼손 투수

메이저리그(MLB) 최초 기록을 세운 일본인 투수 이마나가 쇼타(31)가 고공비행을 이어갔다. 이마나가는 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플러싱 씨티 필드에서 열린 2024 MLB 뉴욕 메츠와의 원정 경기에 빅리그 데뷔 6번째 선발 등판에 나서 7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호투, 소속팀 컵스의 1-0 승리를 이끌고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5승(무패) 째를 거뒀고, 평균자책점은 0.78로 낮췄다. 시즌 4번째 '무실점 투수'를 해내기도 했다. 다승과 평균자책점 모두 양대 리그 전체 선발 투수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마나가는 이미 개막 첫 달(4월) 대기록을 세운 바 있다. 등판한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80을 기록하며 4승을 챙겼다. MLB닷컴은 "1901년 이후 (데뷔) 첫 5번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1.00 미만으로 4승 무패를 기록한 역대 최초의 선수"라고 소개했다.이마나가는 데뷔 첫 3경기에서 1점도 내주지 않으며 돌풍을 예고했고, 이후 3경기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이어갔다. MLB닷컴은 "오프너로 나선 경우를 제외하고, 커리어 첫 6경기에서 이마나가가 남긴 평균자책점 0.78은 페르난도 발렌수엘라(0.33) 데이브 페리스(0.50) 밥 쇼키(0.75)에 이어 4번째로 낮은 기록"이라고도 소개했다. 2일 메츠전에서 이마나가의 승리까진 2번 위기가 있었다. 2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J.D 마르티네스에게 볼넷, 제프 맥네일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해리슨 베이더에게 병살타를 유도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마나가는 이후 17타자 중 15타자를 범타 처리했다. 2번째 위기는 이마나가가 마운드를 내려온 뒤에 나왔다. 컵스가 1-0으로 앞선 9회 말 마지막 수비에서 헥터 네리스가 피트 알론소에게 사구, J.D 마르티네스에게 2루타를 맞고 2·3루 실점 위기에 놓였고, 제프 맥네일에겐 좌측 방면 뜬공을 허용했다. 3루 주자가 무난히 태그업 득점을 할 것으로 보였지만, 컵스 좌익수 이안 햅의 송구를 받은 '커트맨' 닉 매드리갈이 정확한 홈 송구로 3루 주자 알론소를 태그아웃했다. 이마나가는 지난겨울 스토브리그에서 꽤 주목받는 선수였다. 일본 리그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서 8시즌 동안 뛰며 64승(50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며 좌완 에이스 임무를 했다. 150㎞/h 대 강속구에 다양한 변화구를 결정구로 던질 수 있다. 컵스는 이마나가와 4년 총액 53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마나가는 시범경기 등판한 4경기(12와 3분의 2이닝)에선 평균자책점 5.68, 피안타율 0.316를 기록하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정규시즌 개막 뒤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역대 투수 최고 몸값(3억2500만 달러)을 받고 LA 다저스에 입단한 다른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3승1패·평균자책점 2.91)보다 더 높은 성적을 남겼다. 이마나가도 일본 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지만, MLB에선 신인이다. 내셔널리그(NL) 신인왕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5.0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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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체인지업 달고 '커브 피장타율 0.808'...문동주, 결국 '2군행'

지난해 신인왕 문동주(21·한화 이글스)가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지난 2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3과 3분의 1이닝 동안 스리런 홈런을 두 개나 맞는 등 9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9실점은 프로 데뷔 후 첫 기록이다. 그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8.78까지 치솟았다. 결국 29일 2군행을 통보 받았다.지난해 직구 평균 구속 151㎞/h를 기록했던 문동주는 올해 평균 149㎞/h를 찍고 있다. 다소 느려지긴 했으나, 그의 공은 여전히 빠르다. 올 시즌 그의 직구 평균 스피드는 리그 4위다.구종은 지난해보다 다양해졌다. 겨우내 체인지업 장착에 도전했던 그는 '은사'를 만났다. KBO리그 역사상 최강의 체인지업을 구사한 류현진으로부터 그립 등 투구 방식을 배웠다. 이에 따라 문동주의 체인지업 구사율이 지난해 4.4%에서 9.8%로 늘었고,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267에서 0.100으로 줄었다. 2스트라이크 후 체인지업 구사율도 17.9%(2023년 5.6%)로 증가했다.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만드는 과정으로 보인다. 문제는 다른 구종이다. 지난해 주 무기였던 커브, 그리고 그다음으로 많이 던졌던 슬라이더가 모두 흔들리고 있다. 구종별 피안타율(직구 0.377, 슬라이더 0.533, 커브 0.385)이 모두 급격히 높아졌다. 지난해 구종별 피안타율(직구 0.258, 슬라이더 0.264, 커브 0.226)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장타 허용은 더 심각하다. 2023년(피장타율 0.417)에도 효과적이지 못했던 문동주의 슬라이더 피장타율은 올해 0.933에 달한다. 지난해 0.261이던 커브 피장타율도 올해는 0.808까지 치솟았다. 체인지업을 제외하면 문동주를 '구원'할 공이 없는 형국이다.최원호 한화 감독은 구종엔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최 감독은 "지난해보다 문동주의 커브가 못한 것 같지는 않다. 올 시즌 체인지업 구사가 늘어나면서 커브 비율이 조금 줄어들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만 수치상 차이가 크진 않다. 지난해 25%였던 커브 구사율은 올해 21.4% 기록 중이다. 구사율보단 제구와 구위, 무브먼트 등이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28일 허용한 홈런 2개도 한 가운데 실투로 들어간 커브와 슬라이더가 공략당한 결과였다. 문동주는 지난해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고도 스스로 아쉬워했다. 스스로 "아직 내가 어떤 위치에 올라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에게 스위퍼 구사를 묻기도 했다. 체인지업이 문동주의 새 결정구가 된다면 한 단계 더 성장할 발판이 될 수 있다. 다만 투수가 구종 레퍼토리를 늘리는 건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투수마다, 구종마다 적합한 투구 밸런스가 달라서다. 변화구를 추가하고, 기존 구종과 공존하도록 하는 건 베테랑 투수들도 어려워하는 작업이다. 이는 류현진도 겪었던 시행착오다. 2013년 메이저리그(MLB) 데뷔해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던졌던 류현진은 매년 새 구종을 실험했다. 2014년 고속 슬라이더와 커브, 2017년 커터(컷패스트볼), 2019년 투심 패스트볼을 끝없이 장착했다.아마추어 시절 투수로 활약한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문동주에겐 구종 추가는 더 어려운 작업일 수 있다. 하지만 그가 '강속구 투수' 이상이 되려면 꼭 관문이기도 하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3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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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과 면담한 '위기의 남자' 엔스, 체인지업 포기 선언…"버리는 게 정답" [IS 잠실]

'위기의 남자' 외국인 투수 디트렉 엔스(33·LG 트윈스)가 조정에 들어간다.염경엽 LG 감독은 28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엔스와의 면담 소식을 전했다. 엔스는 전날 열린 KIA전에 선발 등판, 4이닝 8피안타(1피홈런) 3실점했다. 지난 21일 SSG 랜더스전(5이닝 8피안타 8실점)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난타당하며 4월 월간 평균자책점이 7.20(시즌 평균자책점 5.35)까지 악화했다.엔스의 보완점으로 거론되는 건 결정구다. 왼손 투수로 시속 150㎞대 빠른 공을 던지지만, 변화구가 문제. 엔스의 투구 레퍼토리를 파악하고 있던 염경엽 감독이 영입 직후 체인지업 장착을 주문한 것도 바로 이 이유다. 하지만 체인지업은 해결책이 되지 않았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엔스의 시즌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333로 높다. 투구 패턴이 단조로우니 투구 수가 급격하게 늘어난다. 27일 KIA전에서도 4이닝을 마친 뒤 투구 수가 105개였다. 염경엽 감독은 "면담을 통해서 체인지업은 아닌 거 같다고 얘기했다. 미국에서부터 일본까지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효과를 못 봤다면 버리는 게 답인 거 같다고 했다"며 "직구랑 가장 가깝게 제구(비슷한 투구 폼으로)할 수 있는 건 포크볼인데 그건 처음부터 (던지기) 힘드니 스플리터 그립을 가지고 체인지업 효과를 만들어보자고 미팅했다. 오늘부터 연습할 거"라고 말했다. 엔스는 2022년과 2023년 일본 프로야구(NPB)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뛴 이력이 있다. 아시아 야구를 미리 경험한 왼손 파이어볼러로 영입 당시 기대가 컸는데 활약이 미미하다.사령탑이 진단한 체인지업 실패 원인은 구속이다. 염경엽 감독은 "팔 스윙을 빨리 해야 피치 터널이 형성되니까 (그렇게 하니 체인지업) 구속이 140㎞까지 나오더라"며 아쉬워했다. 팔 스윙을 직구와 비슷하게 하면서 구속 차이가 나야 체인지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의미. 염 감독은 "(체인지업은) 버리는 게 정답 같다. 결국 (투구하는 코스가) 한쪽밖에 없기 때문에 타자 상대 투구 수가 너무 많다. 기본적으로 타자당 (파울이) 3개는 나온다"며 "처음엔 (투구 스타일을) 모르니까 몇 경기 가는데 가면 갈수록 공이 한쪽으로만 들어오니까 대처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잠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2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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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 "한현희 자기 공 던졌다...대체 선발 활용 예정" [IS 부산]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모처럼 우완 사이드암스로 투수 한현희(31)의 투구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다. 김태형 감독은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가진 감독 브리핑에서 우천 순연된 전날(23일)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나선 한현희를 언급했다. 한현희는 1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추신수에게 볼넷을 내준 뒤 최정에게 좌전 2루타를 맞고 2·3루 위기에 놓였고, 한유섬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맞고 2점을 내줬다. 하지만 이어진 상황에서 추가 실점을 막았고 2~4회도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태형 감독은 "지금보다 더 나은 투구가 필요하다"라면서도 "자기 공을 던졌다"라고 평가했다. 현재 국내 선발진은 박세웅-나균안-이인복으로 구성됐는데, 이 라인을 흔들 생각은 없다. 하지만 더블헤더(DH) 등 대체 선발이 필요할 때는 그를 1순위로 여기고 있다. 통상적으로 우완 사이드암스로 투수는 좌타자와의 승부에 약한 편이다. 타자 입장에선 변화구가 들어올 때 공을 조금 더 보고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도 24일 SSG전 전까지 5타자를 상대했지만, 안타 3개를 맞았다. 지난 시즌(2023)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도 0.339로 높은 편이었다. 비로 순연돼 기록은 없어졌지만, 23일 경기도 좌타자 한유섬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사령탑은 일단 한현희가 스프링캠프나 시즌 초반에 비해서는 컨디션이 올라왔다고 평가했다. '좌타자' 승부는 여전히 난제지만, 활용 가치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롯데는 현재 좌타자 상대 원 포인트 릴리버 요원도 적다. 임준섭 정도만 즉시 전력감이다. 2021년 1차 지명 유망주였던 김진욱은 올 시즌 1군에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은 현재 그를 선발 요원으로 보고 있다. 당장 24일도 퓨처스팀 경기에 등판한다고 알렸다.김진욱을 불펜 투수로 활용할 생각하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마운드에) 올라가서 볼, 볼, 볼을 하면 어떻게 하나. 아직 (김진욱) 제구에 내 믿음이 부족한 것 같다"라고 전했다. 부산=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2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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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직구처럼 던져야”…’160㎞’ 문동주는 체인지업 장착 중

2023 신인왕 문동주(21·한화 이글스)가 체인지업 장착에 도전한다.문동주는 지난 4일 스프링캠프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했다. 귀국 전인 2일 롯데 자이언츠와 연습 경기에서 마지막 실전 등판을 치렀는데 결과(2이닝 퍼펙트)도 좋았다.문동주의 직구는 최고 구속 160.1㎞/h로 걱정이 없다. 중요한 건 변화구다. 그는 지난해 직구(54.4%·이하 스포츠투아이 기준)를 중심으로 커브(25%) 슬라이더(16.3%)를 섞어 던졌다. 효과는 있었으나 타자를 압도하기엔 부족했다.그는 지난해 체인지업 장착을 시도했지만, 손에 익지 않았다. 지난해 구사율은 4.4%. 문동주는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를 마친 후 "비시즌 목표는 체인지업"이라고 다짐했다.스프링캠프 동안 문동주는 체인지업 연마에 힘을 쏟았다. 2일 롯데전에서도 체인지업을 비롯해 변화구 구사를 높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4일 취재진과 만난 문동주는 "(체인지업을) 지난해와 조금 다른 투심 패스트볼과 같은 그립으로 잡고 던진다"고 소개했다. 박승민 한화 투수 코치는 본지와 통화에서 "체인지업 구속을 크게 줄인다거나 낙차(무브먼트)를 키우려는 건 아니다"라며 "보통 직구 구속과 일정한 차이가 나는 게 이상적이라고들 하지만, 그게 유일한 정답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박 코치는 "낙차도 그렇다. 투수마다 답이 다르다. KT 투수 코치 시절 함께 한 주권의 체인지업은 데이터팀이 던지지 말라고 할 정도로 무브먼트가 좋지 못했지만, 직구와 완전히 같은 폼에서 투구돼 효과를 봤다"고 소개했다. KT 셋업맨이었던 주권은 체인지업을 한 시즌 최고 67.1%(2021년) 구사할 정도로 체인지업을 즐겨 쓴다. 지난해에도 구사율이 56%, 피안타율이 0.204로 체인지업이 그의 결정구 역할을 했다.박승민 코치는 "체인지업은 직구와 혼동할 수 있게 날아와 타자를 속이는 게 핵심이다. 낙차가 너무 커 직구와 구분이 가면 안 된다"며 "동주의 체인지업에서 중요한 건 그보다는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느냐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구사율을 높일 수 있다. 강속구 투수들은 제구가 안 잡혀 고전하는데, 동주는 제구도 그렇고 구종 습득력도 뛰어난 편"이라고 전했다.문동주는 "연습 경기에서 체인지업을 많이 던져야 실전 때도 많이 던질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의도적으로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고 있다. 폭투도 많이 나오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체인지업의 달인으로 꼽히는 류현진과 동행도 관심사다. 류현진의 체인지업도 메이저리그(MLB) 투수들보다 무브먼트는 작았지만 예리한 제구, 직구와 똑같은 투구 폼 덕에 위력을 떨쳤다. 오는 7일 연습경기에서 문동주는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문동주는 "(캠프 동안) 류현진 선배님에게 직접 여쭤본 건 많지 않았다. 엊그제 연습경기 때 경기 상황을 두고 대화를 많이 했는데,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떠올렸다. 그는 "7일은 연습경기여서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 했는데 기사가 많이 나왔더라. 팬들의 기대가 큰 것 같다"며 "류현진 선배님은 좋은 투구를 할 테니 나만 잘하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06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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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위닝샷' 없는 문동주, '페디 선배' 따른 유학 효과 보게 될까

지난해 신인왕인 문동주(20·한화 이글스)는 현재 한국에 없다. 연봉 협상도 마치지 않고 지난달 21일 애리조나로 출국했다.스프링캠프도 아닌 한겨울에 미국을 찾은 이유는 개인 훈련 때문이다. 피칭 랩(투수 훈련 센터) 푸시 퍼포먼스를 찾아갔다. 워커 뷸러, 로건 웹 등 메이저리그(MLB) 투수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지만, 문동주에게 동기 부여가 된 이는 따로 있다. 지난해 MVP(최우수선수)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다.페디는 지난 7일(한국시간) 시카고 선타임스와 인터뷰를 통해 푸시 퍼포먼스에서 진화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한국에 오기 전 싱커(싱킹 패스트볼) 중심으로 커브를 덧붙여 던졌던 페디는 이곳에서 좌우로 움직이는 변화구, 스위퍼를 연마했다. 또 체인지업의 그립도 수정했다.그 결과 지난 시즌 한국에서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을 기록하며 투수 3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골든글러브·MVP를 모두 차지했다. 화려하게 부활한 결과 그는 2년 1500만 달러(197억원)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문동주는 이미 지난해부터 페디의 투구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지난해 8월 창원 원정 후 따로 자리를 마련해 페디를 만났고, 스위퍼 구사 등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페디는 "내가 알려준 걸 문동주가 그라운드에서 잘 선보인다면 그만큼 리그가 더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수상 후에도 문동주에게 "나중에 네가 MVP 트로피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덕담하기도 했다.문동주 역시 1년 전 페디만큼 진화가 필요하다. 지난해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로 호투했지만, 9이닝당 탈삼진이 7.21개에 불과했다. 한국인 투수 중 최초로 160㎞/h 이상을 던진 강속구 투수인데도 변화구 위력이 부족했다. 커브(25%) 슬라이더(16.3%)에 비해 직구(54.4%) 의존도가 높았다. 커브(피안타율 0.226)는 나쁘지 않았지만, 직구(0.258) 슬라이더(0.264) 모두 압도적인 편은 아니었다.최원호 한화 감독은 시즌 중 "평균 구속이 153~154㎞/h가 나오니 스트라이크존 근처로만 던져도 타자들이 어렵게 느낀다. 그래서 변화구가 조금 약해도 통한다"면서도 "동주의 변화구가 아주 좋은 편은 아니다. 왼손 타자를 상대할 주 무기가 있어야 한다"고 바라봤다.문동주는 이달 말까지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이어간다. 한 달 훈련만으로 페디가 되긴 어렵지만, 그가 에이스로 가는 성장의 문턱, 그 앞에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09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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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KS 우승①] 실패가 만든 불펜 야구, 염경엽 감독 한 풀었다

LG 트윈스가 무려 29년 만에 '신바람 야구'를 일으켰다.LG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얼린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5차전을 6-2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LG가 KS에서 우승한 건 1990년과 1994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이자 29년 만이다. 아울러 구단 역대 세 번째 통합 우승까지 달성했다.염경엽 LG 감독은 KS 우승 한(恨)을 풀었다. 염 감독은 넥센 히어로즈(2013~2016)와 SK 와이번스(2019~2020) 감독 시절 KS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KS에 진출한 것도 2014년이 유일. 당시 삼성 라이온즈에 2승 4패로 패해 눈물을 삼켰다. 이번 우승이 더욱 의미가 큰 이유다.지난 7일 KS가 시작될 때만 하더라도 KT 위즈의 우세를 점치는 예상이 많았다. LG는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 KS에 직행했지만 악재가 작지 않았다. 외국인 투수 아담 플럿코가 부상 문제로 팀을 떠나 선발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빈자리를 채울 국내 선발진은 포스트시즌(PS) 경험이 부족했다. 반면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서 NC 다이노스를 '리버스 스윕'으로 제압한 KT는 선발 삼총사(윌리엄 쿠에바스·웨스 벤자민·고영표)가 건재했다. 무게의 추가 기우는 것처럼 보였다. KS 4차전까지 LG 선발은 평균 4이닝만 소화했다. 1차전 케이시 켈리를 제외하면 어느 선발도 6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2차전 최원태는 아웃카운트를 고작 하나만 잡고 마운드를 내려가기도 했다. LG가 판세를 뒤집은 힘은 불펜의 뎁스(선수층)였다. 투수 3명(손동현·박영현·김재윤)에 의존한 KT와 달리 LG는 무려 7명의 필승조를 운영했다. KS 2~3차전 각각 7명씩 포함, 4차전까지 경기당 5.5명(KT 3.5명)의 불펜을 투입하는 물량전으로 맞섰다. 이강철 KT 감독이 "내 기억상으로 LG가 (1위로 기다린 팀 중) KS에서 불펜을 제일 많이 쓰는 거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지난해 11월 LG 사령탑에 오른 염경엽 감독은 '불펜'에 주목했다. 의외일 수 있었다. 2022시즌 LG는 세이브왕(고우석)과 홀드왕(정우영)을 동시 배출한 자타공인 KBO리그 불펜 왕국. 불펜 평균자책점도 1위(3.33)였다. 외관상 큰 문제 없었지만, 감독의 판단은 달랐다. 경계한 건 쏠림 현상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3명(고우석·정우영·이정용)에 치우치면 팀이 힘들다고 봤다. 훨씬 더 많은 카드를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감독으로 경험한 실패가 그런 준비를 하게 했다"고 말했다. 행동을 실천에 옮겨 상무야구단에 1차 합격한 이정용의 입대를 만류했다. 신인 사이드암스로 박명근을 개막전부터 기용하고 '저평가 우량주' 백승현과 유영찬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야수에서 투수로 전환한 백승현은 지난해 12경기(평균자책점 10.80) 등판에 그쳤다. 2020년 입단한 유영찬은 1군 데뷔도 하지 못한 '전력 외 자원'이었다. 팀 내 주목받지 않던 투수를 꾸준히 1군에 올려 테스트했다.불펜에 살을 찌우니 '회복탄력성'이 생겼다. 시즌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다녀온 고우석과 정우영의 기복이 정규시즌 내내 심했다. 특히 고우석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KS 대비 평가전에선 허리 통증 때문에 투구를 중단하기도 했다. 두 선수의 컨디션은 KS에서도 100%가 아니다. 주축 불펜 2명이 흔들리지만, LG가 꿈쩍하지 않는 건 결국 불펜의 힘이다. 윤희상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염경엽 감독님이 잘한 거는 유영찬과 백승현을 키워냈다는 점이다. 두 투수의 정규시즌 피안타율이 2할대 초반(0.220)과 1할대 후반(0.197)이다. 기록만 보면 압도적인 유형"이라면서 "너무 젊은 투수들이라 KS에서 스트라이크를 못 던지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컸을 텐데 2차전에서 기대 이상으로 해주면서 그들의 긴장이 풀렸다"고 말했다.염경엽 감독은 2020년을 끝으로 SK 와이번스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한동안 자기반성의 시간을 보낸 그는 '야구는 투수 싸움'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KS 4차전에 앞서 염 감독은 "2년을 쉴 때 내가 (지도)했던 경기만 본 게 아니고 다른 경기도 보면서 '나 같으면 어떻게 했을까'하는 간접 경험 같은 걸 했다"며 "이전보다 침착해졌다. (불펜을 비롯한) 운영에 여유가 생겼다"며 껄껄 웃었다. 'LG표 불펜'은 30년 가까이 멈춰 있던 KS 우승 시계를 돌린 원동력이었다.잠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1.13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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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사령탑 유연성+야전 사령관 뚝심...이승엽·양의지 조합은 옳다

두산 베어스가 파죽의 6연승을 거두며 5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5연승 기로였던 17일 광주 원정에서 사령탑은 유연성, 야전 사령관은 뚝심을 보여줬다. 두산은 1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8-3으로 승리했다. 양석환이 타점 기회마다 안타를 치며 4타점을 올렸고, 선발 투수 라울 알칸타라는 6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다. 불펜진도 실점 없이 3이닝을 막아냈다. 두산은 전날(16일)까지 4위 KIA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1리 밀린 공동 5위였지만, 이날 승리로 1경기 차로 KIA를 앞섰다. 승리 원동력은 너무 많다. 양석환의 클러치 능력, 알칸타라의 에이스 본능, 조수행의 ‘발 야구’ 등.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선수가 한 명 있다. 바로 박준영이다. 상대적으로 1군 출전 경험이 적은 그는 두산이 2-1, 근소한 리드를 잡고 맞이한 5회 초 공격에서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투수 토마스 파노니로부터 좌월 솔로홈런을 치며 추가 득점을 만들었다. 박준영은 15일 출전한 KIA 3연전 1차전에서도 두산이 5-6으로 지고 있던 8회 초, 대타로 나선 상대 셋업맨 최지민으로부터 동점 솔로홈런을 쳤고, 두산이 7-6으로 역전한 9회 만루에서도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이 경기 두 번째 타점을 올렸다. 두산은 KIA에 9연승을 내준 지난 6일 홈(잠실구장) 경기에서도 KIA 파노니를 상대했다. 당시 이승엽 두산 감독은 파노니가 좌투수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높은 점을 주시하며 좌타자 5명을 선발 라인업에 배치했다. 하지만 이날 두산 타선은 파노니를 상대로 6이닝 동안 3안타에 그쳤다. 모두 우타자(김재호·양의지)에게 나온 안타였다. 이승엽 감독은 다시 만난 파노니를 상대로 팀 주축 타자이자 좌타자인 김재환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그가 올 시즌 내내 기대보다 타격감이 안 좋은 상태이기도 했고, 6일 파노니와의 승부에서 스윙 타이밍이 맞지 않고 있다고 본 것 같다. 그렇게 김재환 대신 지명타자(DH)로 투입된 게 박준영이다. 그는 경기 중반 진입을 앞두고, 2점 차로 앞서가는 홈런을 치며 사령탑 기대에 부응했다. 선발 투수가 알칸타라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요한 타점이었다. 오판을 인정하고, 상황에 맞는 대응력을 보여준 이승엽 감독의 팀 운영도 이날 6연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안방마님이자 그라운드 리더 양의지의 단호한 투수 리드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알칸타라, 다른 불펜 투수와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KIA 타선 득점을 3점으로 막은 수훈이다. 양의지는 두산이 8-3으로 앞선 9회 말 2사 만루에서 이날 홈런을 친 KIA 간판타자 나성범을 상대로 투수 정철원의 정면 승부를 고집했다. 스윙 타이밍이 정철원의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그래서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6구 연속 직구 사인을 냈다. 7구째 바깥쪽(좌타자 기준)으로 살짝 빠진 공에 자신이 아쉬움을 감추지 않으며 투수의 기를 북돋우기도 했다. 한 번은 변화구가 들어올 것이라는 타자의 노림수를 역이용했다. 그러다가 풀카운트 결국 8구째 비로소 슬라이더 사인을 냈다. 스윙 타이밍은 빨랐고, 배트에 스친 공이 바로 양의지의 미트에 빨려 들어갔다. 이 경기 두산의 8-3 승리가 확정된 순간이다. 리그 대표 타자(나성범)을 상대로 6구 연속 직구 승부. 양의지이기에 가능한 공 배합이었다. 젊은 투수 성장을 이끄는 특유의 역량이 드러났다. 적지 않은 점수 차(5)였지만, 볼넷이나 안타를 허용하면 대량 실점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양의지는 정철원의 강점인 구위를 활용해 그에게 자신감을 부여하면서도, 결국 실점 없이 경기를 마치는 최고의 결과까지 만들어냈다. 두산 6연승은 감독과 주전 포수의 보이지 않는 리더십이 만든 결과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9.18 05:45
메이저리그

"사공 많다"고 투덜대더니…'토르' 신더가드, 투수 명가에서도 'DFA'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투수 명가 두 팀이 '토르' 노아 신더가드(31·클리블랜드 가디언스) 개조에 결국 실패했다.클리블랜드는 28일(이하 한국시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맞대결이 마무리된 후 신더가드를 양도 지명(DFA)한다고 발표했다. 양도 지명은 일종의 방출 대기다. 웨이버 기간 동안 그를 데려갈 팀을 찾고, 희망 구단이 나오지 않으면 마이너리그로 소속이 바뀌거나 방출 후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된다.클리블랜드는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투수 명가'다. 2010년대 중반 이후 꾸준히 리그를 주름잡는 에이스 투수들을 키워왔다. 코리 클루버, 트레버 바우어, 마이크 클레빈저, 쉐인 비버 등이 대표적이다.그런 클리블랜드도 신더가드를 살리는 데 실패했다. 클리블랜드는 지난달 27일 유격수 아메드 로사리오와 트레이드로 그를 영입했다. 선발 투수 공백이 커져 내린 결단이었으나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적 후 총 6경기(33과 3분의 1이닝) 등판한 그는 1승 2패 평균자책점 5.40으로 부진했다. 마지막 경기인 28일 토론토전 성적도 6이닝 4피안타(3피홈런) 3볼넷 3탈삼진 5실점이었다. 피안타가 적었으나 장타 억제가 전혀 되지 않았다.클리블랜드에 앞서 또 다른 투수 명가도 신더가드 개조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클리블랜드에 신더가드를 넘긴 LA 다저스는 올 시즌 전 그와 1년 1300만 달러 FA 계약했다. 다저스 역시 투수력 강화에 강점이 있던 팀이다. 최근만 살펴봐도 타일러 앤더슨, 앤드류 히니, 블레이크 트레이넨 등 부활을 꿈꾼 투수 여러 명이 다저스와 단년 계약을 통해 성공을 거뒀다. 신더가드 역시 다른 팀과 다년 계약을 맺을 수 있었으나 부활을 꿈꾸고 다저스행을 선택했다.하지만 결과는 마음먹은 것처럼 나오지 않았다. 다저스에서 12경기 55와 3분의 1이닝을 투구한 그는 1승 4패 평균자책점 7.16으로 크게 부진했다. 손가락 물집 부상을 입은 그를 부상자 명단(IL)로 보냈던 다저스는 결국 트레이드로 이별을 선택했다.쿨한 이별은 아니었다. 신더가드는 이적 과정에서 "사공이 너무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날 고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일부의 생각은 옳았을 수도 있지만, 내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며 "다저스에서의 시간은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내가 원했던 모습이 되지 못해 실망스럽다"고 비꼬았다.신더가드는 구단을 탓했지만, 리그 대표 선진 구단들도 그를 살리지 못하는 건 결국 그의 고집 탓으로 보인다. 다저스, 클리블랜드 등 '명가'의 비결은 구종 레퍼토리 변화가 대부분이다. 신더가드는 젊은 시절 뉴욕 메츠에서 뛰며 최고 164㎞/h 강속구로 리그를 제패했다.그러나 2016년 평균 159㎞/h에 달했던 그의 강속구는 올해 평균 149㎞/h까지 느려졌다. 토미존 수술(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2021년 복귀한 후 구속을 되찾지 못한 탓이다. 힘 대신 변화구로 승부해야 했지만, 올해도 여전히 싱커와 직구의 투구 비중이 합계 43.3%에 달했다. 특히 싱커(피안타율 0.372)가 완전히 망가졌는데도 가장 많은 비중을 고수했다. 2구종 체인지업 역시 피안타율이 0.301에 달했다.신더가드와 정 반대 결과를 보여준 투수도 있다. 트레이드 마감시한 전까지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이었던 랜스 린은 당시 6승 9패 평균자책점 6.47에 그쳤다. 그러나 이후 다저스로 트레이드됐고, 5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03으로 180도 달라졌다. 신더가드의 싱커처럼 '망가진' 커터 비중을 줄인 게 비결로 꼽힌다.신더가드는 수술 복귀 후 지난 2년 이적 시장에서 '덜 긁은' 복권처럼 여겨졌다. 충분히 강속구를 던지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2년 연속 실패를 경험했고, 변화 의지 역시 보여주지 못했다. 다음 소속팀을 찾고, 부활할 가능성에 물음표가 따르는 이유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8.28 09:14
프로야구

18.1개…'정상'에서 변화를 선택한 정우영

급할수록 돌아간다. 국가대표 사이드암스로 정우영(24·LG 트윈스)의 선택은 '과감한 변화'다.정우영은 지난 14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어디가 아픈 건 아니다. 엔트리 조정 전 선수와 면담한 염경엽 LG 감독은 "본인이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거 같다"고 말했다. 여기서 언급한 변화는 크게 두 가지. 슬라이드 스텝(퀵모션)을 빠르게 하면서 투심 패스트볼(투심) 의존도를 낮추는 거다.사이드암스로는 허리를 숙이는 동작 탓에 도루에 취약하다. 정우영은 지난 시즌 29개의 도루를 허용, 이 부문 KBO리그 1위(2위 한화 김민우·28개)였다. 투구 이닝이 상대적으로 많은 선발 투수들보다 더 많은 도루를 내줬다. 50이닝 이상 소화한 불펜 투수 중에선 2위 장시환(한화·8개)의 3배 이상이었다. 데뷔 첫 홀드왕(35개)에 오르며 개인 타이틀을 손에 거머쥐었지만 만만치 않은 숙제를 확인한 셈이었다. 정우영은 겨우내 슬라이드 스텝을 수정했다. 올 시즌 초반 그 효과를 보는 듯했으나 결정적인 순간마다 '도로 아미타불'이었다. 16일까지 12번의 도루를 허용했지만, 잡아낸 건 1번에 그쳤다. 슬라이드 스텝만큼 고민이 큰 건 투구 레퍼토리였다. 정우영은 시속 150㎞를 훌쩍 넘기는 고속 투심을 앞세워 리그 정상급 불펜으로 발돋움했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지난해 정우영의 투심 피안타율은 0.224로 수준급이었다. 하지만 투심의 비율이 91.9%로 높았다. 간간이 커브와 슬라이더를 섞었지만 투심 의존도가 높으니, 타자들도 적응하기 시작했다. 올 시즌 투심 피안타율이 0.322로 전년 대비 1할 가까이 올랐다. 단조로운 투구 레퍼토리 탓인지 이닝당 투구 수도 16.1개에서 18.1개로 늘었다. 여러 세부 지표에 빨간불이 켜져 선수나 구단이나 고민이 컸다.염경엽 감독은 "중간이든 선발이든 결정구가 없으면 투구 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우영이도 (이닝을) 막긴 막아도 결정구가 없으니 (좋지 않을 때는) 평균 투구 수가 20개를 넘어간다"며 "지난해 투심으로 잘했지만 이제 상대가 그걸 다 안다. 투심이 낮게 오면 괜찮은데 높게 오니까 피안타율이 올라가고, 그러면 평균자책점도 올라간다. 당연히 블론 세이브가 많아진다"고 변화를 당부하기도 했다. 정우영은 지난달 본지와 인터뷰에서 "고집을 버렸다"고 했다. 7월 정우영의 투심 비율은 65.2%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8월 75.6%로 의존도가 다시 높아졌다. 후반기 9경기 평균자책점이 6.14에 머물자, 퓨처스(2군)리그에서 조정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정우영은 선발 전환과 해외 진출 의사가 강하다. 투심 이외 다른 변화구를 장착하면 그의 야구 인생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공백은 길지 않을 전망. 염경엽 감독은 1군 콜업이 가능한 열흘 뒤 정우영을 바로 콜업할 계획이다.염경엽 감독은 15일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그동안 준비를 안 한 게 아니다. 작년 마무리 훈련부터 얘기를 해온 건데, 결국 그동안은 본인의 마음이 안 바뀌어서 안 됐을 뿐이다. 본인이 느낀 것만으로 준비가 돼서 돌아올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8.1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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